요즘처럼 햇볕 좋고 공기 맑은 날엔 바깥에서 움직이고 싶은 마음이 커지잖아요. 주말엔 등산도 가고, 마당 있는 집은 풀도 좀 뽑고, 귀찮지만 벌초나 농사일도 해야 하고요. 그런데 그런 자연 속에 숨어 있는 아주 작은 존재 하나가, 생각보다 큰 위험이 될 수 있다는 거, 알고 계셨나요? 바로 ‘진드기’입니다.
귀에 익은 이름이긴 한데, 그냥 가렵기만 한 건 줄 알았던 진드기가 사실은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는 바이러스’를 옮기기도 해요.
특히 요즘 뉴스에서 자주 나오는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사망까지 이어질 수 있는 진드기 감염병.
들어보신 적 있으신가요?
SFTS, 처음 듣는 이름인데 왜 이렇게 위험한 걸까요?
처음 이 단어를 접했을 땐 저도 좀 낯설었어요. ‘중증’, ‘혈소판’, ‘감소’… 단어들만 들어도 뭔가 굉장히 무섭고 병원에서만 다룰 것 같은 느낌이었거든요. 그런데 이 병은 생각보다 훨씬 가까이에 있었고, 특히 ‘야외활동이 많은 사람들’에겐 그냥 남 일로 넘길 수 없겠더라고요.
SFTS는 ‘작은소피참진드기’라는 종류에 물리면서 감염되는 바이러스성 질병이에요. 보통 물린 후 1~2주 정도 지나면 고열, 구토, 설사, 근육통, 피로감 같은 증상이 나타나요. 그냥 몸살인가 하고 넘길 수도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혈소판과 백혈구가 줄어들고, 심하면 출혈이나 장기 이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어요.
무서운 건 아직까지 이 병에 대한 백신이나 특별한 치료제는 없다는 점이에요. 그래서 예방이 정말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거고요. 실제로 우리나라에서도 2013년부터 2024년까지 총 2천 명이 넘게 감염됐고, 그중 약 18.5%가 사망했다고 하니 이건 진짜 조심해야 해요.
이번 해 첫 환자, 그리고 의료진 7명도 감염됐어요
2025년 들어 처음으로 보고된 SFTS 환자는 전북 남원에 사는 80대 여성이었어요. 평소처럼 농사일을 하다가 진드기에 물렸고, 이후 38도 넘는 열과 구토 증세가 나타나서 병원을 찾았다고 해요.
이보다 더 충격적인 건 최근 충북 청주의 한 병원에서 환자를 돌보던 의료진 7명이 2차 감염됐다는 소식이었어요. 환자에게 심폐소생술(CPR)을 하는 과정에서 혈액이나 체액에 노출되면서 감염된 걸로 추정되는데, 이분들도 고열과 두통 등 증상이 나타났고 다행히 현재는 모두 회복했다고 하더라고요.
사실 2차 감염은 아주 드문 경우이긴 한데, 이번처럼 의료진이 위험에 노출되는 사례는 점점 늘고 있어서 방역 당국에서도 더 긴장하고 있는 분위기예요. 병원에서 일하는 분들이라면 특히 더 유의해야 하고, 고열이나 복통, 설사 등의 증상이 있으면서 최근 야외활동을 했던 적이 있다면 꼭 진드기 노출 가능성을 이야기해야 해요. 그래야 빠르게 대처할 수 있으니까요.
특히 지금처럼 풀숲이 우거지고 진드기 활동이 활발해지는 계절에는 조금만 방심해도 쉽게 노출될 수 있어요. 진드기는 크기가 작아서 물려도 잘 모를 수 있고, 처음엔 별 증상이 없다가 며칠 후 갑자기 아프기 시작하니까 더 무서운 거죠.
그리고 진드기에 물린 걸 알았을 땐 억지로 떼어내지 마시고, 병원에 가서 안전하게 제거 받는 게 좋아요. 집에서 손톱으로 긁거나 핀셋으로 대충 떼어내다 오히려 진드기 일부가 몸 안에 남으면 감염 확률이 높아지거든요.
또 하나, 반려동물을 키우는 집이라면 더더욱 주의가 필요해요. 강아지나 고양이 털 사이에 숨어 있다가 사람에게 옮겨붙는 경우도 있어서, 산책 후에는 반려동물도 같이 꼼꼼히 체크해주는 습관이 필요해요.
그렇다면 우리는 일상 속에서 어떻게 조심해야 할까요?
다행히도 아주 복잡하거나 어려운 건 아니에요. 작은 습관 몇 가지만 잘 지키면 위험을 꽤 줄일 수 있거든요.
진드기 조심, 생각보다 간단한 습관으로 지킬 수 있어요
- 야외활동 전엔 꼭 긴팔, 긴바지 입기
바지는 양말 안으로 넣고, 모자도 써주세요. 살이 최대한 안 드러나도록 하는 게 가장 기본이에요. - 진드기 기피제 챙기기
풀숲에 가기 전엔 꼭 방충제 뿌리고 들어가는 게 좋아요. 특히 허리, 발목, 목 뒤 쪽 같이 진드기가 붙기 쉬운 부위를 꼼꼼히요. - 돗자리 사용, 풀숲에 앉지 않기
돗자리는 반드시 깔고, 끝나고 나면 세탁하거나 소독해서 보관하면 좋고요. 풀숲에 그냥 앉거나 눕는 건 피하는 게 좋아요. - 집에 돌아와선 꼭 샤워와 진드기 확인
머리카락, 귀 뒤, 무릎 뒤, 팔꿈치 안쪽, 사타구니 같은 부분을 잘 확인해보세요. 진드기는 피부에 딱 붙어 있으니까 안 보일 수도 있거든요.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열이 나거나 몸살처럼 아플 때, 최근 야외활동 했는지 꼭 기억해두기. 병원에 갔을 때 그 정보를 정확히 말해야 SFTS를 의심할 수 있고, 빠르게 진단과 치료가 가능해요.
진드기라고 하면 예전엔 그냥 ‘가려운 벌레’ 정도로만 생각했는데, 이렇게까지 치명적인 병을 옮길 수 있다니 좀 무섭기도 하죠. 하지만 그렇다고 야외활동을 포기할 순 없으니까,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대비와 조심성은 꼭 챙기고 싶어요.
내가 건강해야 내가 하고 싶은 일도, 만나고 싶은 사람도 계속 지킬 수 있으니까요.
혹시 부모님이 농사 지으시거나 주말마다 텃밭 일하러 가시는 분 있다면, 오늘 이 글 꼭 보여드리세요.
그리고 여러분도 혹시라도 요즘 몸이 으슬으슬하거나 소화가 안 되고, 최근 야외에서 일하거나 산책했던 기억이 있다면 병원 한 번 가보는 거, 절대 시간 낭비가 아니에요.